약속 시간 5분 전, 엔진 소린 낮게 깔려 저기 멀리 보이네
모자 푹 눌러쓴 검은색 패딩 입가엔 하얀 연기
툭 털어낸 재 빨간 립스틱 묻은 꽁초는 바닥 대신 주머니에
She got manners, yeah
내가 문을 열기도 전에 조수석에 털썩 아우 추워
엉따를 찾는 손길이 급해 오늘은 뭐 먹을까
너 좋아하던 떡볶이? 아니면 지난번 말했던
그 베이커리? 누난 고개를 저어, 남양주로 밟아. 장어나 먹게.
누나 오늘 시간 괜찮아? 집에만 있기엔 좀 아깝잖아 화장은 안 해도 돼
그 검은 모자면 충분해 남양주 찍고 장어 꼬리는 다 누나 줄게 Get energy
누나 오늘 시간 괜찮아? 나랑 잠깐 바람 쐬러 나갈래?
복잡한 세상 얘기, 골치 아픈 놈들 다 잊고 내 옆에 타
오늘 드라이브는 내가 쏠게 그냥 나만 믿고 따라와 줘 누나 오늘 시간 괜찮아?
가방 속에서 굴러다니는 식은 계란 두 알 배고프다더니 까먹고 또 내 몫이네
손목 위로 흐릿해진 별 모양 타투 발등에 핀 장미는 색이 좀 바랬구
쇄골에 새긴 영어는 뜻도 잊어버렸지만
난 그게 왜 명품보다 비싸 보일까
코 위에 찍힌 회색 점이 말해줘
네가 지나온 시간들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인스타 피드는 화려해, 맛집과 풍경 사진
근데 진짜 보물은 숨겨진 하이라이트
제목도 없이 점 하나 찍힌 그곳엔
술 취한 밤마다 널 반기는 늙은 강아지뿐
화질은 깨져서 빈티지 폰카 같아
오른쪽으로 넘길수록 선명해지는 털 색깔
전 남친은 떠나고 빚처럼 남은 선물이었대도
10살 노견 수술비에 월급을 다 태운 여자 책임감 없는 놈들 딱 질색이야
그 말 한마디에 네 지난 10년이 보여
누나 오늘 시간 괜찮아? 집에만 있기엔 좀 아깝잖아
화장은 안 해도 돼, 그 검은 모자면 충분해
남양주 찍고 장어 꼬리는 다 누나 줄게 Get energy
누나 오늘 시간 괜찮아? 나랑 잠깐 바람 쐬러 나갈래?
복잡한 세상 얘기, 골치 아픈 놈들 다 잊고 내 옆에 타
오늘 드라이브는 내가 쏠게 그냥 나만 믿고 따라와 줘
누나 오늘 시간 괜찮아?
소곱창집 구석, 새로 한 병 시켜 말아 내적 갈등하는 날 보며
이모, 여기 한 병 본인은 반 병에 홍익인간이 돼서
인형 뽑기 기계 앞에 5만 원을 꽂아 삼천 원짜리 짝퉁 인형에 목숨을 거는 사람
빵집 적립금 100원엔 벌벌 떨면서 데이터 요금제는 눈탱이 맞고 몰라 해버려
계산적인 요즘 애들과는 다른 그 무드 좋으면 좋다, 싫으면 꺼져라 그래서 내가 못 빠져나가나 봐
한강 둔치, 강아지 산책시키는 낯선 아줌마랑
15분째 수다 떠는 너의 뒷모습 야, 너 표정이 왜 그래? 화났냐?
눈치를 보며 툭 던지는 그 투박한 사과 아니, 화난 게 아니라...
그냥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해서
가자, 데려다줄게.
누나 오늘 시간 괜찮아? 집에만 있기엔 좀 아깝잖아
화장은 안 해도 돼, 그 검은 모자면 충분해
남양주 찍고 장어 꼬리는 다 누나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