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저 빛이
내게는 너무나 날카로운 칼날 같아.
한 평 남짓한 이 방이 내 우주의 전부
커튼 사이로 엿보는 세상은 너무 눈부셔
사람들의 웃음소리, 바쁘게 움직이는 발걸음
나만 빼고 모두가 약속된 연극을 하는 것 같아
신발장엔 먼지만 쌓인 채 굳어버린 운동화
현관문을 여는 게 왜 히말라야를 넘는 것보다 힘든가
나가고 싶어, 나도 그 평범함에 섞이고 싶어
하지만 내 발목을 잡는 건 보이지 않는 거대한 그림자.
세상 밖으로 한 걸음만 내딛고 싶어
차가운 바람이라도 온몸으로 맞고 싶어
하지만 용기가 안 나, 내 마음은 자꾸 도망쳐
닫힌 문 뒤에서 난 오늘도 나를 가둬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준다면, 문을 열어준다면.
키보드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만이 나의 맥박
모니터 속 세상에선 나도 영웅이 되곤 하잖아
현실의 나는 그저 방구석을 지키는 유령일 뿐
거울 속에 비친 낯선 얼굴이 자꾸 나를 비웃는 걸
"너 따위가 뭘 할 수 있겠어?" 속삭이는 천장
심장 소리는 커져만 가, 쿵쾅대는 이 불안함
한 번만, 딱 한 번만 용기를 내면 될 텐데
손잡이에 닿기도 전에 난 다시 이불 속으로 숨네.
세상 밖으로 한 걸음만 내딛고 싶어
차가운 바람이라도 온몸으로 맞고 싶어
하지만 용기가 안 나, 내 마음은 자꾸 도망쳐
닫힌 문 뒤에서 난 오늘도 나를 가둬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준다면, 문을 열어준다면.
저 문 너머엔 내가 모르는 봄이 왔을까?
저 문 너머엔 나를 기다리는 누군가 있을까?
비겁한 변명들로 쌓아 올린 이 성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건 결국 나뿐인 걸 알아.
세상 밖으로 한 걸음만 내딛고 싶어
차가운 바람이라도 온몸으로 맞고 싶어
하지만 용기가 안 나, 내 마음은 자꾸 도망쳐
닫힌 문 뒤에서 난 오늘도 나를 가둬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준다면, 문을 열어준다면.
...내일은, 내일은 정말 나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