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밤 열한시 오십구분
시계를 보다 눈물이 차올라
자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유튜브 알고리즘이 날 놓아주질 않아
이불 속에서 나는 다짐했지
내일은 진짜로 일찍 일어난다고
근데 왜 알람은 여섯 개나 맞춰도
전부 다 꺼버린 내 손이 원망스러워
아무도 몰라... 이 괴로움을...
버스 정류장에서 느끼는 이 비극을...
월요일이여, 왜 이리 자주 오냐
일주일에 한 번이면 충분하잖아
토요일은 짧고 너는 너무 길어
나는 그냥... 이불이 되고 싶어
지하철역 개찰구 앞에 서서
교통카드 잔액 부족 또 막혔어
하늘도 내 편인 것 같아 잠깐
아니야 그냥 내가 충전을 안 했어
탕비실 커피 머신 앞에서
오늘도 나는 속삭여 기도해
제발 고장나라 제발 고장나라
...왜 이렇게 멀쩡해
사장님, 나는 몸이 안 좋아
고양이야, 나 좀 아프게 해줘
왜 아픈 날엔 멀쩡하고
멀쩡한 날엔 다 아픈 거야
이건 분명히 월요일의 저주
다음 생엔 반드시... 화요일에 태어나리...
내일은... 재택근무 신청해야지...
그것도... 거절당하겠지만...
I love you... 이불아...